소소한 이야기/[책]이야기

[서평] 나를 찾아줘 / 길리언 플린

_레반터 2015. 11. 24. 13:00


간만에 읽은 심리 스릴러물입니다.

길리언 플린이란 작가의 대표작인데 전 이 책으로 첫 만남이었습니다.

온통 호평 일색의 책소개가 이 책을 고르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사실은 리디북스 쿠폰에 낚여 ㅎㅎ)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구역의 미친X는 나야!

(최대한 노스포일을 위해 ㅋㅋ)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는 누구와 누구일까요?

당연히 부부 아닐까요? 

서로가 서로만을 바라보면 서로를 위해 모든걸 주고 모든걸 희생하고 모든걸 같이하고 그 과정에서 모든게 행복한 사이.

그래서 결혼이란 걸 통해 영원히 함게 하기를 원하는 사이.


모든 커플이 이렇게 부부가 되어 하하호호하며 해피엔딩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뉴스를 보면 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이 이혼율 1위, 기혼부부 3명중 한명이 이혼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 속담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한 길 사람 속을 몰라도 너무 모르면 어떻게 되는지를 책은 보여줍니다.

(좀 많이 극단적이지만요;;;)


책에는 결혼 5년차의 한 부부가 나옵니다.

남편은 유머러스하고 모두에게 친절한 훈남이며

부인은 얼굴 이뻐, 몸매 이뻐, 능력 좋아, 머리 뛰어나, 재산도 많은 완벽한 여자입니다. 

이 둘은 환상의 커플, 완벽한 부부입니다. 


하지만 결혼 5주년 기념일에 부인이 실종되며 모든 상황은 남편을 살인자로 몰아갑니다.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1부까진 이야기 진행이 다소 느리고 딱히 스릴러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2부부터 이야기가 서서히 달궈집니다.

그러면서 이제서야 서로 한방씩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스릴러물 답게 이야기가 진행되며

거듭되는 반전 속에서 남녀 사이의 파워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뒷통수를 퍽 치는 반전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못 느껴서 좀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재밌게 읽었지만 클라이맥스가 약하고 결말에서 힘이 빠진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소위 말하는 대박 느낌은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들에 대한 감정 이입이나 공감대 형성이 힘들어서 전체적으로 몰입감이 약했던거 같습니다.

저랑은 너무나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였거든요.


겉은 번지르르한 완벽한 남주 & 여주 이지만 둘다 내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들이 사건 발단의 원인이자 갈등의 원인인데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도 있듯이 달라도 너무 다른게 남녀이고

당연히 세상 어떤 다정하고 행복한 남녀들도 티격태격 문제는 생깁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잖아요?


이 소설은 한 챕터는 남주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다음 챕터는 여주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각 챕터에서 서로 자기 할 만한 합니다.

남주는 여주가 변했다, 나 힘들다 이러고, 여주는 남주가 변했다, 나 힘들다 이럽니다.

일방적으로 상대방이 변했다, 나쁘다 하는데 이게 이해가 가고 공감대가 형성되냐 이거죠.

후반부의 극적인 연출을 위한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주위에는 이런 커플이나 부부가 없다보니 몰입이 더더욱 안된거 같습니다.

책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맞닥뜨렸을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것도 결혼이라는 제도하에 얶매여있는 우리들에게 돌직구를 던집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결혼이란 무섭습니다.

한때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변해가는지 인간 내면의 추악한 욕망과 어두운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남주 & 여주 시점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심리 묘사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기에 충분합니다.

다행히도 이걸 같이 크게 공감하지 못할만큼 제 결혼 생활이 좋았었나 봅니다. ^^


책을 다 보고 생각해봤습니다.

과연 난 나의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얼마나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리고 나의 배우자 역시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완벽과는 거리가 멀고도 먼 나와 함께 해주는 나의 배우자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P.S 왠지 영화가 더 재미있을거 같아요.

 

그는 이렇게 말해야 했다.'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어.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그는 말했다. "당신이 불쌍해서." 

"왜?"

"왜냐하면 당신은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당신이 되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