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책]이야기

[서평] 문라이트 마일 / 데니스 루헤인

_레반터 2014. 5. 28. 19:15


18개월의 서호주 Perth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여 가장 먼저 산 책이 이거였습니다.

빨리 읽고 싶었지만 슬프게도 차마 원서로 살 용기가 없었다죠.

 

이 책은 사립탐정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이 캐릭터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접했습니다.

비단, 저만이 아니고 전 세계의 모든 켄지 & 제나로 팬들도 슬펐을 겁니다 ㅠ.ㅜ

 

이 책은 사립탐정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의 6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1전쟁 전 한 잔

2. 어둥이여, 내 손을 잡아라

3. 신성한 관계

4. 가라, 아이야 가라

5. 비를 바라는 기도

6. 문라이트 마일

 

이 소설은 <가락, 아이야 가라> 시점으로부터 12년 뒤의 이야기 입니다.

전작을 꼭 보지 않더라도 큰 지장은 없지만 가능하다면 전작을 읽고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갠적으로 켄지 & 제나로 시리즈 중 가장 강한 여운을 남긴 작품은 <가락, 아이야 가라>였습니다.

(이 여운이 얼마나 찝찝하고 답답하며 개운하지 못한 기분인지는 아마 데니스 루헤인 책을 접하신 분들은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첫 미팅의 어색함'

 

....정말 솔직히 약간 실망했습니다.

예전의 켄지 & 제나로 & 부바를 너무 기대 했었던 거죠 ㅠ.

전작들이 모두 강렬한 주제와 그에 어우러진 어두운 세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을 때리는

감수성과 날카로운 유머를 보여줘서 더 아쉬움이 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라이트 마일>은 조용하고 얌전합니다.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켄지 & 제나로의 가슴 설레게 했던 밀당 로맨스는 이제 없었습니다.

전작들에서 항상 속 시원하게 해줬던 무지비한 부바의 모습도 없었습니다.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맛깔스런 보스턴 경찰 명품 콤비 데빈 & 오스카도 없었습니다.

 

특히나,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에 실력과 유머를 갖춘 명탐정 켄지는12년의 세월 앞에 무기력지고 생활고에 쪼달리며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는 중년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 이렇게 잔인한 현실적인 모습이라니....)

자신의 의지와 생각과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던 멋진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전 시간 낭비였단 말은 아닙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따뜻하고 조용한 결말이 전체 시리즈의 엔딩에는 더 적절한 선택인거 같기도 합니다.

 

데니스 루헤인의 장기인 살아있는 캐릭터와 날카로운 사회 문제점들에 대한 시각은 여전합니다.

<가락, 아이야 가라>의 결말을 봤다면 다들 '과연 아만다 맥크레디는 어떻게 커갈까? 하는 걱정을 했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영유아 불법 거래, 가족해체 문제들에 대한 접근이라든지 12년전 사건에 대한 나름의 마무리를

짓는 방식 등도 좋았습니다.

역시 '데니스 루헤인답다'라고나 할까요?


제 입맛에 약간 맞지 않았다는 거지 이번 작품이 나쁘다는건 아니니 켄지 & 제나로 팬 분들이라면 꼭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팬이라면 무조건! 



문라이트 마일

저자
데니스 루헤인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13-02-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로 전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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