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책]이야기

[서평]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_레반터 2014. 7. 14. 18:24



지금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판타지 소설은 조지 R. R. 마틴의『얼음과 불의 노래』입니다. 그리고 명실공히 최고의 판타지 소설은 J.R.R. 톨킨의『반지의 제왕』 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위 두 소설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작품이 바로 이영도씨의 『눈물을 마시는 새』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도 나와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국내 판타지 소설 중에선 최고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첫 키스의 황홀함’

 

일단 전 이영도씨 팬임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이영도씨가 꽤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이다 보니...)

 

『눈물을 마시는 새』는 감히 한국 판타지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아는 판타지와 태생부터 다릅니다.

그 흔하디 흔한, 마법사, 기사, 난쟁이, 엘프 이런거 안 나옵니다.

심장을 적출하는 나가, 불을 다루는 도깨비, 숙원을 추구하는 레콘, 왕을 찾아 헤메는 인간, 신을 잃어버린 두억시니

이렇게 5개의 종족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듣도 보도 못한 종족들과 그들을 돌보는 신이 등장합니다.

이들 종족이 사는 세계를 구축하고 오랜 역사를 만들고 각 종족들간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이런 창조적인 세계관에서의 그 디테일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습니다.

이야기가 진행할수록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이 설정들에 감탄하게 되고 그 내용의 방대함과 스케일에

또 한번 입이 벌어집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설정 하나하나까지 신경 쓴 작가의 상상력에 그저 감탄만 하게 됩니다.

작은 반전부터 사건을 뒤집는 반전, 이런저런 복선들이 팽팽한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왠만한 백과사전 분량의 책이지만 초반의 약간 루즈한 부분만 넘어가게 되면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하게 되는

무서운 책입니다.

 

근데 문제는 이영도씨가 절대 친절한 작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생소한 설정들(언어, 단어, 표현, 이름, 종족, 세계관 등등)을 한 묶음 선물하면서 이에 대한 설명엔 인색합니다.

이영도씨가 조금만 더 친절했다면 더 많은 팬들이 생겼을 텐데, 대중성 부분에선 많이 아쉽습니다.

 

여기에 '왕이란 무엇인가?'라는 이영도씨의 집요한 주제의식까지 겹치다 보니 이 책을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뜩이나 무겁고 어려운 주제인데다가 이를 이영도씨 특유의 문체로 전지적 작가 시점과 비유를 통해 설명을 하다보니 가끔은 그 설명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도 받습니다.

작가의 주제의식과 작품 속 이야기가 완벽히 융화되지 못해 이질적인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도 완벽히 이해를 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난관은 정말 작은 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작품이든 초반엔 좀 재미없고 중간중간 어렵고 그렇잖습니까?

『눈물을 마시는 새』의 초반 진입장벽이 살짝 어렵다고 해서 이런 명작을 놓치시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재미와 더불어 생각할꺼리까지 준다니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닙니까? ㅎㅎㅎ

 

평범한 마을의 평범한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마법 아이템을 얻게 되어 아니면 천하 제일의 무공을 얻게 되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쁜 무리들로부터 어여쁜 아가씨를 구하거나 세계를 구하는 3류 먼치킨 판타지류 소설이 지겨우시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재미 보장! 강추


P.S 올해 하반기에 『눈물을 마시는 새』외전이 나온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전4권)

저자
이영도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펴냄 | 2003-02-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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