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책]이야기

[서평] 그림자 자국 / 이영도

_레반터 2014. 8. 1. 16:51


얼마 전 이영도씨의눈물을 마시는 새를 다 읽고 바로 이어서『그림자 자국』을 읽었습니다

지금은『드래곤 라자』를 읽고 있고 앞으로폴라리스 랩소디『퓨쳐워크』『피를 마시는 새』까지 읽을 예정입니다.

『피를 마시는 새』를 제외하고는 전부 읽었던 책이지만 10년이란 시간은 충분히 한번 더 읽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군요.

(책 내용이 거의 기억이 안 나요 ㅎㅎ)

 

원래는 드래곤 라자→『퓨쳐워크』→『그림자 자국』 순서이니 순서대로 읽는걸 추천드립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기분 좋은 숙취’

 

영화 『메멘토』와『나비 효과』를 보셨나요?

저 역시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고 꽤 유명한 영화이니 보신 분들이 많을 거라 예상됩니다.

보는 내내 제 이해력을 120% 풀가동 시켜서(편집의 힘이 컸지만요) 상당히 머리 아프게 만들었던『메멘토』와 과거의 작은

사건으로 인해 미래가 송두리채 바뀐다는 내용의『나비 효과』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약간의 평행이론도 가미?)

 

책이 출판되자(2008) 마자 사서 읽었었지만 그땐 100% 이해 하지 못했었습니다.

(헷갈려요, 어려워요, 복잡해요, 난해해요, 아리까리해요...)

2번째 정독을 한 지금은 90% 이해를 했습니다.

나머지 9%는 인터넷의 힘을 빌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100% 이해는 못 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 다른 오픈 결말은 아니지만 역시나 이영도씨 답게(?) 끝까지 생각할꺼리를 만들어 놨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영도씨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감탄을 넘어 감동입니다.

매 작품마다 집요한 주제의식 속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클라이맥스에 도달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흡입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예언', '시간', '예언에 의해 정해진 미래', '그 정해진 미래를 바꾸기 위한 노력', '미래가 바뀌면 예언이 모순이

되는 뫼비우스 띠같은 딜레마', '그 모든 흐름을 만들고 바꾸고 지키는 것도 결국엔 인간', '모든 비극도 희극도 시간의 장인인

인간에 의한 것' 등 이런 주제들이 환상적으로 펼쳐집니다.

종국엔 피할 수 없는 드래곤과 인간과의 전쟁. 스케일 역시 절대 작지 않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기존 일반 작품들과는 많이 다른 문체로 이야기합니다.

'~군요' '~네요' '~까요' 등 마치 음유시인이 따뜻한 불 앞에 동네 어린이들을 불러놓고 긴긴 겨울밤 동안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입니다.

개인적으론 참 재밌고 좋았는데, 이 문체 역시 꽤 호불호가 갈리더군요. (이 책 자체도 호불호가 심합니다.)

어쨌든 쉽고 가볍게 술술 읽힙니다.

 

또 하나의 특이했던 점은 드래곤과 몇몇 인물의 이름은 나오지만 다른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안 나온다는 겁니다.

, 화가, 여왕, 왕자 이런 식이죠.

인물이 인물로서 존재한다기보단 소설 속의 여러 요소 또는 조각으로 사용됩니다.

흔하지 않은 이런 스타일에 약간 어색하기도 했지만 결말이 이해가 되면서 타자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주제를 위한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참 대단한 기교입니다.

 

책을 다 읽고 잠시 책 제목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그림자 자국이라....

그림자도 자국이 생기나? 아니면 그림자로 인해 자국이 생기나?

그럼 그림자가 사라지면 그림자의 자국이나 그림자로 인해 생긴 자국도 사라지나?

과연 답은?

 

"가을이야."

"예?"

"어쩌면 누군가의 마법의 가을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군."

 

P.S 충분히 머리 굴리시면서 읽었지만 여전히 헷갈려 죽겠다! 먼 말인지 당체 모르겠다! 누가 설명 좀 해줘!

      이런 분들을 위해 다음 링크를 알려드립니다.

 


그림자 자국(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 신작)

저자
이영도 지음
출판사
민음인(주) | 2008-11-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3년만의 장편소설 [그림자 자국] 출간.잊혀진 '드래곤 라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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