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책]이야기

[서평] 모살 / 차이쥔

_레반터 2015. 12. 29. 18:46


한국 최초로 소개되는 중국 추리소설입니다.

이번에도 리디북스에서 이벤트로 무료 대여 해줬습니다.

땡큐 리디북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햇반과 3분 요리


가끔씩 햇반을 먹을때가 있습니다.

여기에 3분 짜장이라든지 카레를 같이 먹는 일도 많죠.

먹을때마다 생각하지만 참 맛있습니다 ㅎㅎ.

특히 전자렌즈에 2분만 돌리면 윤기가 좔좔 흐르는 맛있는 쌀밥이 되는게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먹고나면 먼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명 맛있는데 집밥에 비교하면 먼가가 살짝 부족하고 아쉬운 그런 느낌 말이에요.

이 작품이 딱 그렇습니다.


작가인 차이쥔은 중국 추리소설계의 일인자라 합니다.

하지만 그런 타이틀을 고려한다면...모살은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시작은 참 좋습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살해 무기인 신비로운 자색 스카프, 의문의 마녀클럽, 어린시절의 충격과 그때의 기억들.

여러가지 요소들이 맛깔나게 뒤섞이면서 확 끌어당깁니다.

그러다 중반부터 어...어....어라라...?

갑자기 달달한 첫사랑 로맨스 소설이 됩니다.

이거 추리소설 아니었나? 헷갈릴 정도로 스토리가 옆길로 빠집니다.

그러다 막판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말하면 스포일 성격이 강하니 이쯤해서 멈추겠습니다.


용!두!사!미!

딱 이 표현 하나로 모든게 설명이 되겠습니다.


중간부터 로맨스 소설로 둔갑하지만 이것도 나름 재밌게 읽혀서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엔딩은 참....

'헉!' 이란 감탄사 대신 '헐....' 이란 감탄사만....

(작가님에겐 좀 죄송하지만 이게 중국 추리소설계의 일인자의 작품이라니...)


제가 너무 기대가 커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이 (많이) 아쉬워서 그렇지 중반까진 몰입감도 좋고 미스테리함과 긴장감 등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란 설명처럼 중국의 사회제도와 빈부격차 같은 문제점들의 일면을 살짝이나마 접할 수 있었고요.


초반의 떡밥들과 흥미진진한 요소들을 끝까지 끌고가진 못해 아쉽지만

추리소설이란 타이틀을 버리고 본다면 충분한 재미는 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이 떠오르게 해준 로맨스 부분이 좋았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 소설이라고는 김용의 무협지만을 접해봤을 겁니다.

추천까진 어렵지만 흔하지 않은 중국 소설이란 점에서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샤오마이는 그저 매일 점심시간과 저녁 무렵의 그 짧은 순간만이라도
츄서우를 볼 수 있길 바랄뿐이었다. 첫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