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사진]이야기

후지필름 X100 방출

_레반터 2012. 4. 4. 10:33

원래 한 물건을 사기전까지 충분히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합니다.

온갖 포탈 검색과 싸이트 & 까페 등록 그리고 자료와 리뷰 찾기 등 사전준비 작업이 꽤 긴편입니다.

그래서 구입까지 좀 오래 시간이 걸리는반면 사고나서 후회하거나 문제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X100을 1주일도 안되어 방출하면서 지금까진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란 생각이 듭니다.



1년여를 기다려 1달여의 고민과 검색끝에 어렵게 구입한 후지필름 X100를 4일만에 방출을 결정합니다 ㅠ.ㅜ


1.눈물나는 AF 검출 능력

익히 소문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느린건 문제가 아닌데 초점을 아예 못잡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똑딱이부터 그 유명한(?) 시그마 DP1까지 써봤기에 X100의 AF 속도는 크게 느린편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라? 생각보다 빠르네' 이랬으니까요.


느린 AF는 충분히 감수할만 하고 또 생각보다 빨랐는데 정작 문제는 정확성 이더군요.

툭하면 AF를 잡지를 못해요 -0-

광학식일때 최소초점거리 80cm로 인해 마주않은 상대방도 못 잡기 일쑤입니다.

이건 전자식으로 바꾸거나 매크로 모드로 바꿔 찍으면 된다고 해도 귀찮고 초점 놓치고 세팅 바꿔 다시 찍을려면 이미 대상은 변해있습니다.

잡을려는 순간을 놓치는거죠.


또 듣던대로 어두우면 GG입니다.

한곳을 3~4번 잡아야 초점 잡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역시 잡을려는 순간은 놓치는거죠.

제 경우 평일에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퇴근후, 저녁입니다.

이미 어두워진 후에 술집이나 밥집 등에서나 카메라를 꺼내게 되는게 보통입니다.

아무리 힘들게 카메라를 항상 휴대한다해도 초점을 못 잡는 상황 앞에선 방법이 없습니다.


2.색감

포털에 올라오는 X100 사진들 보면서 '색감이....색감이 후지스럽지 않네...' 이랬습니다.

3년동안 S5Pro의 후지 색감에 너무 익숙해졌나봅니다.

그래도 포스팅된 사진을 보면서 색감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약간 가볍고 소니스럽기도 한 색감이었지만 (갠적으로 소니 색감을 후지 다음으로 좋아합니다)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찍어보니 생각보다 많이 다르더군요.

색감이야 워낙 주관적인 것이니 크게 문제 삼을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랑 X100이랑 안 맞는거 뿐인이니까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3.오토화벨

저처럼 초보들은 그냥 오토화벨로 찍씁니다 ㅎㅎ

색온도 조절이나 커스텀화벨 조정해서 찍을정도면 초보 수준은 아니겠죠.

색감과 마찬가지로 오토화벨도 S5Pro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나 봅니다.

우주최강이라는 S5Pro의 오토화벨!

같은 후지 기종이고 훨씬 최신 제품인데 왜 오토화벨 능력은 더 후퇴한걸까요?

평소랑 똑같이 집에서 딸래미 찍어보는데 S5Pro는 오토화벨로 아무 생각없이 찍으면 되던것이 X100은 이리저리 세팅을 바꾸어도 

영 맘에 안듭니다.

오토화벨은 못 써먹겠고, 형광등3로 찍으면 그나마 좀 괜찮은데 이것도 좀 이상하고 덩달아 색감도 좀 이상하고...

바쁜 직장인 인지라 후보정 할 시간도 능력도 부족합니다.


실외에서도 찍어본 결과 원하는 색감은 아니더군요.

전체적으로 노랑톤이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포스팅 된 사진들은 괜찮던데 제가 문제인건지 제 기계가 문제인건지...


4.내게 맞는 서브카메라가 아니다

워낙 DSLR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보니 투바디 운용하시는분들도 많습니다.

흔히 메인바디 하나 구비하시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실 서브바디를 추가 영입하시죠.

저 역시 아무리 S5Pro가 좋다고는 하나 그 크고 무거운 걸 항상 갖고 다닐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휴대할 용도로 작은 디카를 수시로 알아봅니다. (돈이 없어서 알아만 봅니다 ㅠ.ㅜ )


저에게 서브 카메라의 기준은

1)작은 크기.

2)색감 및 화질.

3)AF능력.


집, 주말, 여행, 모임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 S5Pro를 갖고 다니기에 서브카메라를 사용할 순간은 평일의 퇴근후 시간 정도입니다.

근데 위에 말한 이유들로 인해(AF, 색감, 화질) 부적합 합니다.

X100을 구입할 때 첫 의도와 많이 맞지를 않았던 거죠.


이 외에도 아쉬운 점들이 몇개 있었습니다.

적응하고 쓰면 될 문제들이지만 이미 맘이 떠난 상태에서인지 이 점들도 불만으로 다가오더군요.


5.아쉬운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X100만의 개성. 세계최초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저도 첨에 접했을땐 '우왕~ 신기해' 이랬었죠.

근데 쓰다보니 불편한 점들이 나타납니다.

1)최소초점 거리가 80cm.

2)뷰프레임 크기를(찍힐 범위) 대충 짐작해야 함.

3)보이는대로 안 찍힘.(특히 근거리시에 심함)


예전 RF 필카를 써봐서 심각한 문제점은 아니었지만 촬영시 은근히 계속 신경써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자식으로 많이 찍게되는데 이러면 그냥 일반 똑딱이로 촬영하는거랑 같습니다.


6.렌즈캡

잃어버리기 너무 쉽게 되있습니다.


7.접사모드

최소초점 거리가 먼 관계로 수시로 매크로 모드로 바꿔줘야 합니다.

MF 모드 + AFL 버튼 신공도 있다지만 둘다 불편합니다.

마주 않은 상대방도 최소초점 거리 때문에 종종 못 잡으니 귀찮더군요


적고보니 방출 사유가 기계적인 결함보다는 주관적인 제 문제들 때문이네요.

X Pro-1은 가격과 디자인 때문에 별로 안 땡기고 X10은 똑딱이 치고 큰 크기와 가격때문에 안 땡깁니다.

아쉽지만 X 시리즈는 저랑 인연은 아닌가봅니다.

디자인만으로 소유하기엔 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많은 부분 개선될 X200을 기다려봅니다.